솔직히 저는 2026년 유럽 여행을 준비하면서 입국 절차가 이렇게 많이 바뀐 줄 몰랐습니다. 그냥 비자 면제 국가니까 여권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직접 알아보고 겪어보니 챙겨야 할 게 꽤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유럽 여행을 앞두고 계신 분들이라면 특히 입국 규정 변화와 현지 안전 문제는 반드시 짚고 가야 할 부분입니다.

달라진 유럽 입국 규정, 뭘 챙겨야 하나
가장 먼저 알아야 할 변화는 EES와 ETIAS입니다.
EES(Entry/Exit System)란 유럽 솅겐 지역에 출입국하는 비EU 국민의 생체 정보를 전자적으로 등록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입니다. 기존에는 입국 심사관이 여권에 도장을 찍어 주는 방식이었지만, 이제는 여권 스캔과 함께 안면 인식, 지문 인식 등의 절차가 추가됩니다. 2025년 10월 12일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되어 2026년 4월 전면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출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제가 직접 EES 절차를 경험해봤는데, 생각보다 훨씬 수월했습니다. 인천공항 자동 출입국 심사대를 이용해 보신 분들이라면 크게 당황하실 일이 없을 거라고 봅니다. 안내에 따라 여권을 스캔하고 지문과 얼굴 인식만 하면 끝이라, 과정 자체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ETIAS(European Travel Information and Authorisation System)는 조금 다른 개념입니다. 여기서 ETIAS란 관광, 업무, 환승 등의 목적으로 솅겐 지역을 단기 방문하는 비자 면제 국가 국민에게 의무화되는 전자 여행 허가 제도입니다. 우리나라도 해당됩니다. 현재 기준으로 2026년 4분기 시행 예정이며, 수수료는 약 20달러입니다. 중요한 건, ETIAS 승인 없이 출국하면 탑승 자체가 거부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만 이 시행 일정은 유동적입니다. 제가 작년부터 관련 소식을 지켜봐 왔는데, ETIAS 시행 날짜는 이미 여러 차례 연기된 전례가 있습니다. 여행 계획이 있으시다면 ETIAS 공식 사이트를 주기적으로 확인하시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출처: ETIAS 공식 사이트).
2026년 유럽 여행 전 입국 관련 핵심 체크리스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EES: 별도 신청 불필요, 입국 시 생체 정보(지문, 안면) 등록 절차 진행
- ETIAS: 출발 전 온라인 사전 신청 필수, 승인 후 유럽 입국 가능
- 여권 유효기간: 입국 기준 6개월 이상 잔여 기간 확인 필수
- 솅겐 체류 기간: 솅겐 지역 내 180일 중 최대 90일 체류 원칙 준수
로마 버스에서 생긴 일, 소매치기 실전 경험
유럽 치안 이야기를 할 때 파리가 항상 먼저 거론되는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파리는 생각보다 위협적이지 않았습니다. 야간에 에펠탑 화이트 라이트 쇼를 보고 나오는 길에도 노숙자가 있을 뿐, 저를 향해 위협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물론 소매치기에 대한 경계는 어느 도시에서나 늦춰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제가 실제로 소매치기를 당할 뻔한 건 로마였습니다. 사람이 가득 찬 버스에서 어쩔 수 없이 문 앞에 서게 됐는데, 한 남성이 버스 문이 계속 열렸다 닫혔다 하는 상황에서도 내리지 않고 버텼습니다. 처음엔 그냥 급한 일이 있나 보다 생각했는데, 그 사람이 제 가방 지퍼를 슬쩍 만지작거리는 걸 느끼고는 바로 손을 쳤습니다. 그러자 다음 정류장에서 바로 내리더군요. 아마 문 앞에 동양인 여행자가 있다는 걸 파악하고 의도적으로 탄 것 같았습니다. 그 이후로 유럽 어딜 가든 가방 지퍼에 잠금장치를 달고 다닙니다.
유럽 전역에서 소매치기를 포함한 생활 범죄가 늘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최근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겹치면서 관광지 밀집 구역이나 대중교통 내 절도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유럽 현지 경찰 통계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파리 소매치기가 악명 높았는데, 파리 올림픽 이후 일부 소매치기들이 바르셀로나로 이동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스페인 여행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 점을 더 신경 쓰시는 게 좋겠습니다.
렌터카로 유럽을 여행하시는 분들은 차량 절도에도 주의하셔야 합니다. 관광지 주차장에 차량을 세울 때는 트렁크와 차 안에 가방이나 카메라 같은 소지품을 두지 않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2026년 계절별로 떠나기 좋은 유럽 여행지
현실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지금 당장 유럽 여행을 무조건 권하기는 조심스럽습니다. 최근 이란 전쟁으로 인해 국제 유가가 불안정한 상황이라 유류할증료가 크게 오른 상태입니다. 유류할증료란 유가 변동에 따라 항공권에 추가되는 비용으로, 유가가 높을수록 항공권 실질 가격이 오르는 구조입니다. 전쟁 전후를 단순 비교해도 유럽행 항공권 가격 차이가 100만 원 이상 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유가가 안정되고 상황이 마무리된다면, 그때를 기다려 계획을 잡으시는 게 현명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시기를 잡고 계신 분들을 위해 계절별 추천 여행지를 정리해봤습니다.
봄(3~5월)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유럽 여행 시즌입니다. 성수기 시작 전이라 인파도 덜하고, 날씨도 걷기 딱 좋습니다. 4월 중순에서 5월 초 사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방문하면 튤립이 만개한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스위스 루체른도 이 시기에 방문한 게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푸른 잔디 위에 꽃들이 피어있는 풍경이 너무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워서, 정말 영화 속 세트장에 온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여름(6~8월)에는 지중해 휴양을 원하신다면 스페인 마요르카 섬이나 그리스 섬들을 추천합니다. 에메랄드빛 지중해를 제대로 즐기기에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더위가 걱정되신다면 이탈리아 돌로미티가 좋은 선택입니다. 돌로미티는 알프스 산지에 위치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지역으로, 여름에도 비교적 시원하고 트래킹 루트가 잘 갖춰져 있습니다.
가을(9~11월)에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을 강력 추천합니다. 포도 수확 시즌과 맞물려 키안티 같은 유명 와이너리 투어가 활발하게 열립니다. 독일 뮌헨의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도 이 시기입니다. 2026년에는 9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열릴 예정으로, 세계 최대 맥주 축제답게 분위기가 압도적입니다.
겨울(12월)에는 크리스마스 마켓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독일 뉘른베르크,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와 콜마르, 오스트리아 비엔나, 체코 프라하 모두 크리스마스 시즌에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로 가득합니다. 네덜란드의 경우 크고 화려한 랜드마크는 없지만, 제가 유럽을 돌아다닌 도시 중 가장 안전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였습니다. 조용히 도시를 산책하고 싶은 분들에게 특히 잘 맞는 곳입니다.
유가와 국제 정세가 안정되는 시점을 잘 보고 항공권을 잡으신다면, 2026년 유럽 여행은 충분히 값진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ETIAS 시행 일정은 계속 유동적이니 출발 전 반드시 최신 정보를 확인하고 출국 준비를 마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