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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첫 여행지 추천 (파리, 네덜란드, 프라하, 런던)

by 하로 | 하고 싶은 대로 2026. 4. 26.

유럽 11개국을 다녀오고 나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있습니다. "처음 유럽 간다면 어디가 제일 좋아요?" 저도 처음엔 무조건 유명한 데 가면 되겠지 싶었는데, 막상 다녀보니 취향에 따라 정답이 완전히 달라지더라고요. 여행 목적이 뭔지에 따라 추천지가 달라지는 만큼, 제가 직접 발로 뛴 경험을 바탕으로 유형별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인증 사진도 관광도 다 잡고 싶다면, 파리

유럽 여행지 하면 파리가 항상 1위를 차지하는데, 솔직히 처음엔 '너무 뻔한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가보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파리가 첫 유럽 여행지로 최적인 이유는 명확합니다.

제가 직접 가봤는데, 에펠탑 앞에서 찍은 사진 한 장만으로도 "유럽 왔다"는 느낌이 확실하게 납니다. 에펠탑과 루브르 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는 전 세계 누구나 알아보는 랜드마크(landmark)입니다. 여기서 랜드마크란 그 나라나 도시를 대표하는 상징물로, 사진 하나만으로 장소를 특정할 수 있는 건축물이나 조형물을 말합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리는 순간 "파리 맞다"는 반응이 바로 나오는 건 파리가 유일합니다.

관광지 스펙트럼이 넓은 것도 파리의 강점입니다. 예술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오랑주리 미술관 세 곳만 돌아도 일정이 꽉 찹니다. 루브르에는 모나리자와 비너스상, 오르세에는 밀레와 고흐와 고갱, 오랑주리에는 모네의 대형 수련 연작이 있습니다. 자연을 원한다면 근교에 지베르니와 몽생미셸이 있고, 가족 단위라면 디즈니랜드도 접근성이 좋습니다.

음식 이야기를 빼면 섭섭합니다. 미식 관광(gastronomy tourism)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이는 여행지의 음식 문화 자체를 여행의 핵심 목적으로 삼는 여행 방식입니다. 파리는 이 기준에서도 확실히 합격점입니다. 이탈리아가 미식의 나라로 함께 거론되는데, 제 경험상 이탈리아 음식은 한국인 입맛엔 너무 짭니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소금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라 매 끼니 나트륨 폭탄을 맞는 기분이었습니다. 반면 파리의 레스토랑들은 간이 한국인이 먹어도 부담 없는 수준이라 여행 내내 식사가 즐거웠습니다.

파리 여행 시 꼭 챙겨야 할 핵심 관광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에펠탑 전망대 (야경 필수)
  • 개선문 전망대 (샹젤리제 거리 조망)
  • 루브르·오르세·오랑주리 중 취향에 맞는 미술관 선택
  • 몽마르트르 언덕과 사크레 쾨르 대성당

힐링이 목적이라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유럽인데 굳이 네덜란드?"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습니다. 저도 여정에 포함시키면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이게 예상 밖이었습니다. 네덜란드는 유럽에서 가장 편안하게 쉬었다 온 나라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암스테르담의 운하(canal) 시스템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운하란 도시 내부를 가로지르는 인공 수로로, 암스테르담은 도시 전체가 165개의 운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운하를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속도가 느려지고, 도시 전체가 쉬어가라고 말하는 느낌이 납니다. 공원도 많아서 론데스파크(Vondelpark) 같은 곳에서 현지인들과 함께 잔디에 앉아 있으면 여행인지 일상인지 경계가 흐려질 정도입니다.

치안 면에서도 체감상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안전했습니다. 파리나 바르셀로나에서는 소매치기를 항상 경계해야 해서 신경이 곤두서는 순간이 많았는데, 암스테르담에서는 그 긴장감이 확연히 낮았습니다. 물론 어디서나 기본적인 주의는 필요하지만, 온전히 여행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는 점이 힐링 여행지로서의 가치를 높여줍니다.

암스테르담 근교도 추천합니다. 기차로 1시간 이내로 갈 수 있는 소도시들이 여럿 있는데, 각각의 개성이 뚜렷해서 하루 일정으로 다녀오기에 딱 좋습니다.

동화 속에 들어온 것 같다면, 체코 프라하

프라하는 유럽 40개국 중에서도 도시 경관(cityscape)이 가장 독특한 곳 중 하나입니다. 도시 경관이란 도시의 외형적인 풍경 전체를 아우르는 개념으로, 건축물의 양식과 색감, 배치가 만들어내는 시각적 분위기를 말합니다. 프라하 구시가지는 서양 건축사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양식이 한 자리에 모여 있는데, 붉은 지붕을 가진 아기자기한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어 말 그대로 동화 속 풍경이 현실에 존재하는 느낌입니다.

까를교(Karlův most)는 체코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로, 다리 위에 30개의 성인 조각상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제가 직접 서보니 낮과 밤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습니다. 저녁노을 무렵에 까를교를 건너면서 바라보는 프라하 전경은 사진으로는 절대 담기지 않는 감동이 있었습니다. 연간 관광객이 1억 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이유를 몸으로 이해한 순간이었습니다.

프라하는 물가도 서유럽에 비해 합리적이고, 대중교통도 지하철·트램·버스가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어 이동이 편합니다. 유럽 도시 중 치안도 좋은 편에 속해서, 여행 경험이 많지 않은 분도 비교적 부담 없이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UNESCO World Heritage Site)으로 등재된 프라하 역사 지구는 그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란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을 유네스코가 공식 지정해 보호하는 제도입니다. 프라하 역사 지구는 1992년에 등재되었으며, 이후 매년 수천만 명의 방문객이 찾고 있습니다(출처: UNESCO).

볼거리는 최고, 음식은 각오가 필요한 런던

런던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가장 아쉬운 여행지였습니다. 이유는 하나입니다. 음식입니다.

영국 음식이 맛없다는 건 농담처럼 떠도는 이야기인데, 제가 직접 경험해 보니 절대 과장이 아닙니다. 맛도 없는데 물가까지 비싸서 끼니마다 현타가 왔습니다. 런던은 구매력 평가지수(PPP, Purchasing Power Parity) 기준으로 세계에서 생활비가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로 꼽힙니다. PPP란 각 나라의 물가 수준을 고려해 실질 구매력을 비교하는 경제 지표로, 런던은 이 기준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합니다(출처: Numbeo).

그럼에도 불구하고 런던은 다시 가고 싶은 도시입니다. 빅벤과 타워 브리지는 사진으로 수백 번 봤는데, 실제로 마주하면 그 압도감이 다릅니다. 영국박물관은 2025년 기준 세계 박물관 관람객 수 4위를 기록할 만큼 볼거리가 방대합니다. 하루를 통째로 써도 다 못 봅니다.

런던 외 도시들도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비틀즈의 도시 리버풀, 중세 고성의 분위기가 살아있는 에든버러, 세계적인 대학 도시 캠브릿지까지, 한 나라 안에서 이렇게 개성 있는 도시들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국 여행의 장점입니다. 제 개인적인 팁을 드리자면, 영국 여행을 계획한다면 한국 음식을 충분히 챙겨가는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유럽 여행에 정답은 없습니다. 처음 가는 분에게는 취향과 여행 목적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인증 사진과 다양한 경험을 원한다면 파리, 쉬고 싶다면 네덜란드, 동화 같은 풍경을 원한다면 프라하, 역사와 문화 깊이를 원한다면 런던이 답이 될 수 있습니다. 유럽 40개국 중 어디를 선택하든, 처음 유럽에 발을 딛는 그 순간은 분명히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어디를 가야 할지 아직 고민 중이시라면, 이 글에서 소개한 네 도시 중 마음에 끌리는 곳부터 먼저 들여다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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